일본에 “구조조정” 따라 하려다가 실패해서 망하기 일보 직전인 ‘국가 산업’

일본에 “구조조정” 따라 하려다가 실패해서 망하기 일보 직전인 ‘국가 산업’
한국 석유화학 산업이 일본의 구조조정 모델을 벤치마킹하며 활로를 찾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업계 사정은 훨씬 더 심각해 ‘망하기 일보 직전’이라는 위기감이 짙다. 정부가 직접 구조조정 논의를 이끌고 있지만, 업계의 적자 행렬과 글로벌 수요 위축이 맞물리면서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 적자 늪에 빠진 한국 석유화학
국내 대표 석유화학 기업들이 줄줄이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과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최근 3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했고, 롯데케미칼은 무려 4136억 원 손실을 냈다. 금호석유화학만이 650억 원 흑자를 지켜냈을 뿐 업계 전반은 적자 행진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대기업은 임원 급여를 반납하고 NCC(납사분해시설) 매각까지 검토할 정도로 상황이 급박하다.

? 일본 모델 벤치마킹 시도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일본 석유화학 산업 주요 정책 및 현황 조사 연구’를 발주하며 일본 사례 분석에 나섰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 대규모 합병과 설비 폐쇄를 통해 경쟁력을 재편했다. 미쓰비시화학, 미쓰이화학 등은 여러 차례 통합을 거치며 규모의 경제를 확보했고, 이후에도 생산량 감축과 친환경 전환을 이어왔다. 한국 정부는 이런 일본의 과감한 행보를 본보기로 삼으려는 것이다.

⚠️ 그러나 다른 현실
문제는 한국이 일본과 달리 구조조정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공정거래법상 기업 간 합병이나 설비 통합은 독과점 규제에 걸려 쉽지 않다. 업계는 “법적 유연성이 없이는 구조조정이 불가능하다”며 규제 예외와 세제 인센티브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어디까지 허용할지는 미지수다.

? 탈탄소·중국 변수 겹친 위기
석유화학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사양 산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탈탄소 전환이 가속화되며 전기로 기반 NCC, 수소·암모니아 혼합 기술 등이 떠오르지만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여기에 중국발 과잉 공급까지 덮치면서 가격 경쟁력이 무너지고 있다. 일본은 구조조정으로 생산을 줄이며 버텼지만, 한국은 대체 성장동력이 마땅치 않아 위기 극복이 더 어렵다는 지적이다.

? 결국은 M&A
전문가들은 결국 해법은 고강도 구조조정, 즉 인수합병(M&A)에 달려 있다고 본다. 국회 산업 현장에선 “생산 설비 과잉과 수요 침체에 놓인 이상 구조적 M&A는 불가피하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하지만 전남 여수 등 석유화학 공장이 몰린 지역 경제가 받을 충격은 상당하다. 구조조정이 ‘기업 살리기’로 끝날지, ‘지역 몰락’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 핵심 정리
1 한국 석유화학 산업, 일본 구조조정 모델 벤치마킹 중
2 LG·롯데·한화 등 주요 기업 줄줄이 적자, 업계 전반 비상 상황
3 일본은 과거 대규모 합병과 설비 폐쇄로 위기 돌파
4 한국은 공정거래법 등 규제 장벽으로 구조조정 추진 난항
5 전문가 “고강도 M&A 불가피, 지역 경제 충격 불가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