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10조 갑질 상가” 이제는 손님이 1도 없어서 폐업한다는 ‘이곳’

“갑질로 유명했던 상가” 이제는 손님이 끊겨 폐업 위기 맞은 용산 전자상가
? 철거 앞둔 나진상가, 사라지는 명성
한때 전국에서 ‘컴퓨터의 성지’로 불리던 용산 전자상가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최근 찾은 나진상가 12·13동은 철거를 앞두고 펜스로 가려졌고, 지하에 있던 두꺼비상가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 일부 상가 건물들은 문만 덩그러니 열려 방치돼 있고, 운영을 멈춘 곳이 대다수다. 나진상가는 오피스와 오피스텔, 업무시설로 재개발될 예정이지만, 상권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 공실률 치솟는 역세권 상가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서울 역세권 집합상가 공실률은 평균 37.53%에 달했다. 용산역 일대는 3곳 중 1곳 이상이 비어 있는 상황이다. 직접 방문한 선인상가 역시 마찬가지로 활기를 잃은 상태였다. 구분 상가만 1300개, 소유주만 700여 명에 달하지만, 손님보다 상가 직원이 더 많았다. 일부 매장은 아예 문을 닫은 채 장기간 방치돼 있었다.

? PC 산업 쇠퇴가 불러온 여파
상인들에 따르면 가장 큰 원인은 PC 산업 변화다. 과거 PC방 창업 붐이 일어나던 시절에는 한 사람이 수십 대를 한꺼번에 구매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수요가 거의 사라졌다. 과거에는 윈도우 설치조차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쉽게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상가의 입지는 크게 약화됐다. 신규 창업자 유입은 사실상 ‘제로’ 상태다.

? 한때 연 매출 10조, 지금은 그림자만
1987년 개장한 용산 전자상가는 2000년대 초반까지 연 매출 10조 원을 웃돌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 확산과 스마트폰 대중화, PC 수요 급감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현재 용산 전자상가는 소매 기능을 상실하고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창고 역할만 하고 있다. 임대료는 전용면적 30㎡ 기준 20만~30만 원, 넓은 곳은 50만~70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 전자랜드도 적자 늪
전자상가의 상징이었던 전자랜드 역시 쇠락을 피하지 못했다. 1층 가전 매장은 그나마 운영되지만 2층, 3층은 공실이 늘어나고 있다. 전자랜드는 최근 4년간 영업적자를 이어오며 누적 손실이 528억 원에 달한다. 모기업은 건물을 오피스텔과 호텔로 리모델링해 재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까다로운 임차 조건과 높은 임대료로 공실 해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신뢰 잃은 상권의 몰락
용산 전자상가 쇠퇴에는 일부 상인들의 ‘갑질’ 행태가 불신을 키운 것도 크게 작용했다. 가격 장난과 강매, 불투명한 거래가 반복되면서 소비자 신뢰는 무너졌고, 온라인 쇼핑의 확산과 맞물려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발걸음은 완전히 끊겼다. 특정 상품 중심의 상권은 붕괴가 시작되면 더 빨리 무너진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 핵심 정리
- 나진상가 12·13동 철거, 오피스·오피스텔로 재개발 진행
- 역세권 상가 공실률 37.53%, 선인상가도 침체 심화
- PC 산업 변화로 신규 창업자 유입 ‘제로’ 상태
- 전자랜드 4년 연속 적자, 누적 손실 528억 원 기록
- 일부 상인의 갑질 행태로 소비자 신뢰 무너져 상권 몰락 가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