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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극장서 뭘 볼까] 연상호·박정민·권해효..열정이 빚어낸 이야기, 영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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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얼굴'의 박정민(왼쪽)과 권해효. 사진제공=와우포인트
영화 ‘얼굴’의 박정민(왼쪽)과 권해효. 사진제공=와우포인트

빈소의 영정이 놓일 자리에는 정작 고인의 사진이 없다. 흰 여백으로 가득한 종이 한 장이 전부일 뿐이다. 고인의 얼굴은 왜 보이지 않는가. 11일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 ‘얼굴’(제작 와우포인트)는 바로 그 얼굴을 찾아 나선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으로, 나무나 돌, 금옥 등에 인장을 새기는 전작 분야의 장인 임영규(권해효). 그는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아내(신현빈)의 자리를 채워가며 아들 동환(박정민)을 키워냈다. 아들은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을 참이다.

그런 일상에 파장이 일기 시작한 건 40여 년 전 사라졌던 임영규의 아내, 임동환의 어머니가 백골이 되어 나타나면서다. 하지만 동환에게는 어머니의 사진이 없다. 시각장애인 아버지 임영규 역시 아내의 얼굴을 단 한 번 보지 못했다.

영화는 동환이 어머니의 사진을 수소문해가는 과정에서, 아니 어머니의 얼굴을 확인하려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사건 그리고 그 속에 감춰진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간다. 동시에 어머니의 젊은 날, 1970년대를 주 배경으로 고도의 산업화 과정에서 꺾여 버리고 만 여린 삶의 한 단면을 그려낸다.

‘얼굴’은 연출자 연상호 감독이 2018년 내놓은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비 2억원을 들여 만든 작품이다. 한국 상업영화의 평균 제작비 규모가 100억원을 훌쩍 넘은 시대에 고작 2억원이라는 ‘초저예산’으로 이야기를 완성한 연상호 감독의 열정과 창의적 실험이 아니었다면 영화는 극장에 간판을 내걸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의 임동환과 과거 속 아버지 임영규를 동시에 연기한 1인 2역 박정민을 비롯한 연기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없었더라도 마찬가지였다. 박정민 등은 출연료를 받지 않은 채 카메라 앞에 나섰다.

미스터리한 구조 속에서 한국의 현대사가 드러내온 굴곡의 삶을 거침없이 그려낸 감독과 배우들의 열정은 영화가 11일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게 한 일등공신이라 할 만하다. 작은 규모의 제작비로 거둔 성과라는 외형적 이미지에만 갇히지 않은 채 “좋은 영화나 좋은 이야기에 힘을 보태는 일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박정민)는 제작진의 노력은 보기에 좋은 작품을 관객을 관객에게 내어 보이는 데 모범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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