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첫 경쟁 부문 대상 ‘루오무의 황혼’은 어떤 작품?

올해로 30회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신설된 경쟁 부문 대상은 중국 장률 감독의 신작 ‘루오무의 황혼’이 차지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나홍진 감독은 영화제 폐막식에서 심사위원단의 “이견이 하나도 없이 만장일치로 너무나 쉽게 결정했다”고 밝혀 작품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였다.
‘루오무의 황혼’은 영화 ‘두만강’ ‘경주’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야나가와’ 등 중국과 한국, 일본을 넘나들며 20여 년간 영화 작업을 이어온 장률 감독의 열다섯 번째 작품이다.
영화는 3년 전 홀연 사라진 남자친구 왕에게서 엽서 한 장을 받은 주인공 바이의 여정을 따라간다. 바이는 엽서에 적힌 “루오무의 황혼”이라는 알 수 없는 문장을 붙잡고 중국 남서부의 작은 마을인 루오무를 찾아가 옛사랑의 흔적을 발견한다. 영화는 그 과정에서 인물의 감정을 고요하면서도 따뜻하게 담아냈다.
당초 며칠간만 머물다 떠날 예정이었던 바이는 게스트하우스 주인과 그의 남자친구, 술친구 그리고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과 마을 주민들을 만나고 그들이 그녀의 일상에 서서히 들어오면서 애초의 계획도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장소나 공간에 대한 탐구를 지속해왔던 장률 감독은 우연히 머물게 된 중국 쓰촨성 어메이산 기슭의 고대 도시 루오무의 매력에 빠지면서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었고, 9일 동안 현지에서 작품 전체를 완성했다. 장률 감독은 “영화를 보고 ‘별로인데?’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수 있지만 배경지(루오무)를 싫어하는 분은 없을 것”이라며 “영화를 본 뒤 이곳을 방문하고 싶은 분이 계시면 제가 직접 가이드가 되어 드리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1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영화를 보고 루오무라는 곳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관객들에게 영화 속에 나오는 장소와 인물이 기억에 남고, 어떤 곳인지 궁금증이 생길 것이라고 소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