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주 가을 여행지 추천 꽃무릇 명소 환벽당 일원
전남 광주 가을 여행지 추천 꽃무릇 명소 환벽당 일원 글&사진.산마루 250920 |
안녕하세요. 요즘 가을바람이 살살 불어오니 어디 조용한 곳에서 가을 풍경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주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로 붐비지 않는 광주 꽃무릇 명소 환벽당 일원을 다녀왔어요.
정말이지 전남 광주의 숨은 진주 같은 장소인데요, 꽃무릇(상사화) 명소로 이름난 곳인데도 다른 유명한 명소들에 비해 생각보다 한적하더라고요.
조선의 걸출한 문학가이자 서인의 우두머리였던 송강 정철과의 만남이 이루어진 환벽당 일원은 그래서 더 역사적으로도 숨겨 놓고 나만 보고 싶은 곳이기도 해요.
꽃무릇 명소인 환벽당만의 매력을 찾아 저와 함께 전남 광주로 떠나보아요!
광주 환벽당 일원
환벽당
광주광역시 북구 충효동
1. 환벽당엔 주차장이 없어요.
처음 환벽당에 도착했을 때 솔직히 말해 조금 당황했어요. 메인 주차장 같은 게 있을 줄 알았는데, 주차 공간이 따로 있진 않더라고요. 그냥 갓길 주차가 가능했지만 처음에는 불편하다는 생각부터 들었죠.
역사적으로도 꽤 이름난 명승지임에도 주차장 조차 구비하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한적하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고 덜 알려진 탓에 관광객들이 아직은 찾아 오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죠.
아무튼 주변이 너무 한적해서 ‘여기가 진짜 꽃무릇 명소가 맞을까?’ 이런 의문이 들기도 했답니다.
2. 환벽당은 어떤 곳일까?
광주 환벽당은 나주 목사로 퇴임한 사촌 김윤제(沙村 金允悌) 선생이 고향으로 돌아와 정자를 짓고 후학들에게 글 공부를 시켰던 곳이기도 해요. 환벽당의 현판 글씨는 우암 송시열이 썼다고 알려집니다.
여기서 환벽이란 ‘푸르름을 고리처럼 두른 곳’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요. 어쩐지 어젯밤 내린 비로 인해 환벽당 일원 가는 길이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해서 너무 설레었답니다.
작은 문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환벽당 정자가 날아갈 듯한 모습으로 세워져 있어요.
휴일을 맞아 관광객들이 꽃무릇 명소를 찾아 먼저 환벽당 정자에 올라 가을 초입의 정취를 즐기고 있었는데요. 고즈넉한 정자와 상사화의 붉은 꽃무릇이 어우러진 모습이 무척이나 예뻤답니다.
환벽당은 호남 별서원림의 대표적인 누정문화를 보여 주는 곳으로, 주변의 소쇄원, 식영정과 더불어 ‘한 마을 안의 세 명승(一同之三勝)으로 불리고 있답니다.
정자의 주인 김윤제가 어느날 낮잠을 자고 있는데 꿈에 정자 아래 조대에서 용이 한마리 승천하는 꿈을 꾸었다고 해요. 하도 이상해서 바로 달려가 보았더니 한 소년이 증암천(창계천)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는데 용모가 비범해 보였다고 합니다.
그 소년이 바로 송강 정철로 김윤제는 외손녀를 정철에게 시집을 보내게 됩니다. 사촌 김윤제의 제자가 송강 정철이 되는 셈이죠.
3. 환벽당 오르는 길이 꽃무릇 천지 명소
환벽당 누정을 향해 오르는 오솔길을 따라 꽃무릇, 상사화가 붉게 피어나 유혹하는데 어찌 즐겁지 아니 할까요. 걷는 걸음은 날아갈 듯이 기뻤답니다.
환벽당을 빙둘러 붉은 명주 비단으로 두른 듯이 만개한 꽃무릇이 과연 광주 꽃무릇 명소답다는 생각이 딱 들었어요. 하지만 환벽당은 광주 근처에서 꽤 잘 알려진 꽃무릇 명소긴 하지만, 다른 유명 명소들처럼 대대적으로 홍보가 되거나 축제가 열리진 않는다고 해요.
실제로 제가 방문한 날도 대규모 관광객은 전혀 없어 오롯이 나만의 꽃무릇 정원을 독차지 할 수 있었답니다.
아마도 이런 점 때문인지 주차장 같은 시설이 구비되지 않은 것 같기도 했어요. 다른 꽃무릇 명소들, 예를 들어 불갑사나 선운사처럼 관광객이 몰리는 곳은 주최 측에서 축제를 통해 방문객들을 유도하잖아요.
하지만 환벽당은 그런 것이 없다 보니 가족 단위 관광객이나 지역 주민들만 알고 찾는 숨은 명소 느낌이 매력으로 자리 잡았더라고요.
특히 혼자나 친구끼리의 조용한 산책을 위해 찾는 분들이 더러 보였는데요.
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온 전문 출사객들도 있더군요.
4. 누정 매력의 재발견
조선 시대 환벽당은 풍류와 학문의 장이었다고 해요. 이곳을 중심으로 소새원과 식영정 등 아름다운 누정들이 가까이 있는 탓에 환벽당 일원은 당대의 석학들이 찾아와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시를 읊으며 우정을 나누기도 했다고 해요.
오래된 누정이 주는 편안함에 툇마루에 걸터 앉으니 환벽당의 고유한 분위기가 점점 마음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리고 눈길을 돌리면 녹색의 정원 위에 절정으로 치닿는 몸짓으로 피어난 붉은 꽃무릇이 대비를 이루며 이제사 환벽당을 찾아온 나를 나무라는 듯해 보여 죄송스럽기도 했었죠.
환벽당 정자와 주변을 둘러싼 소나무 숲, 그리고 그 앞에 흐르는 창계천까지,
고즈넉한 풍경은 잠잠한 사색을 즐기기에 딱 적합한 곳이었어요. 또 꽃무릇이 피어있는 부분 외에도 곳곳에 오래된 돌계단, 잔디 정원, 자연스러운 그늘이 있어서 더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5. 상사화의 꽃말 그리고 꽃무릇의 붉은 매력
상사화를 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꽃말을 들을 텐데요. ‘이룰 수 없는 사랑’, 이 잔잔한 슬픔을 담은 꽃말은 환벽당의 조용한 분위기와 어쩐지 잘 어울렸어요.
꽃과 잎이 다른 시기에 피기에 만나지 못하는 특성 덕분에 이런 의미가 붙은 거라는데, 어쩐지 오래된 누정과는 너무 잘 어울리는 연인 사이 같은 꽃이 바로 꽃무릇, 상사화였어요.
특히 환벽당 오르는 돌담길이나 나무 그늘 속 핀 꽃무릇들은 하나하나가 사진 속 포인트가 되어 주었는데요. 이곳은 인생샷 건지기에도 최적의 장소였답니다.
근데 그거 아세요?
꽃무릇, 상사화가 우리나라가 원산지라는 걸! 제주도를 포함해서 중부 이남 지방에 주로 분포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옛날에는 사찰 주변에 많이 심었다고 해요.
6. 광주 꽃무릇 명소로 추천
환벽당은 분명히 다른 대규모 축제의 명소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에게는 처음엔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을지 몰라요. 하지만 가장 큰 매력은 대부분의 유명 여행지와는 다른 잔잔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과 역사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툇마루에 걸터 앉으면 귓가를 스치는 바람과 코끝에 실려 오는 꽃향기, 녹색의 정원이 주는 청량감과 창계천을 흐르는 물소리가 어우러지며 분명 나만이 아끼고 숨겨 놓고 싶은 꽃무릇 명소임을 단박에 느낄 수 있을거에요.
하지만 이렇게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모든 이에게 감히 광주 꽃무릇 명소로 추천해 봅니다.
어디선가 글 읽는 학동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도 합니다. 조용한 가을의 하루를 보내고 싶은 분들, 특히 꽃무릇의 붉은 풍경 속에서 인생샷과 힐링을 원하신다면 가을의 초입에 환벽당을 꼭 한번 다녀오세요.
시간이 된다면 소새원과 식영정, 가사문학관을 둘러보며 환벽당 일원 투어를 완성하는 것도 남도 여행의 완성본을 집필하는 것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