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로는 부족해…음식이 머무는 곳을 바꾼다 ‘홀리데이 홈’ 급부상
부킹닷컴이 ‘아·태 홀리데이 홈 미식 트렌드 리서치(Taste of Home Asia Pacific)’ 결과를 발표했다. / 사진=부킹닷컴
부킹닷컴이 ‘아·태 홀리데이 홈 미식 트렌드 리서치(Taste of Home Asia Pacific)’ 결과를 공개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행객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를 통해 부킹닷컴은 “음식이 홀리데이 홈(Holiday Home)을 선택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여행객은 이제 단순히 숙박 공간을 찾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직접 요리를 하고, 현지 음식을 맛보며, 가족이나 친구와 식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유를 원한다. 홀리데이 홈은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키며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음식이 여행을 바꾼다…홀리데이 홈 인기 비결
조사 결과, 음식은 실제로 여행객들의 행동을 바꾸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여행객의 97%(아·태 평균 97%)는 여행 중 평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요리와 식사를 즐긴다고 답했으며 현지 시장을 방문한다는 응답도 89%(아·태 평균 85%)에 달했다.
현지 음식을 직접 요리하거나 새로운 조리도구·레시피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미식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여행지 선택에서도 음식의 영향력이 두드러졌다. 한국인 응답자의 97%(아·태 평균 79%)는 음식이 여행지 결정에 영향을 준다고 밝혀 조사 대상 8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킹닷컴 ‘아·태 홀리데이 홈 미식 트렌드 리서치(Taste of Home Asia Pacific)’에 따르면 음식은 실제로 여행객들의 행동을 바꾸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 사진=부킹닷컴
반면 특정 맛집을 방문하기 위해 여행지를 선택한 경험은 69%(아·태 평균 82%)로 평균보다 낮았다.
홀리데이 홈을 선호하는 이유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한국 여행객은 유연성(35%)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이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로운 식사(33%), 주방 이용 가능(30%), 프라이버시(28%) 순으로 나타났다.
아·태 평균은 유연성(46%), 프라이버시(44%), 주방 이용 가능(41%),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식사(40%) 순으로 전반적으로 한국보다 높았다.
외식 또한 중요한 요소였다. 한국 미식 여행객의 57%(아·태 평균 62%)는 해외여행 시 현지 레스토랑을 즐겨 찾았고, 21%(아·태 평균 36%)는 현지 음식점 접근성을 이유로 홀리데이 홈을 예약한다고 답했다.
또 69%(아·태 평균 82%)는 특정 레스토랑이나 음식점을 방문하기 위해 여행지를 선택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즉, 한국 여행객은 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접근성 측면에서는 아·태 평균보다 다소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태 미식 여행 4대 트렌드
부킹닷컴은 이번 조사를 통해 아·태 지역의 홀리데이 홈 미식 경험을 이끄는 네 가지 주요 트렌드를 발표했다.
첫째, 주방의 중심이 젊은 세대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어머니가 요리를 책임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한국 응답자 중 ‘어머니가 주방을 맡는다’고 답한 비율은 13%에 불과했다.
대신 Z세대를 비롯한 젊은 층이 적극적으로 주방 일에 참여했다. Z세대의 38%는 여행 중에도 가족을 위해 요리를 직접 한다고 답했으며, 이는 밀레니얼 34%와 X세대 31%보다 높았다.
또 Z세대의 23%는 자신을 위한 음식을 직접 준비한다고 밝혀 다른 세대보다 주체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 응답자의 25%는 홀리데이 홈에서 손님을 초대해 요리한다고 답했으며, Z세대에서는 그 비율이 32%까지 높아졌다.
이는 젊은 세대일수록 홀리데이 홈을 단순한 숙소가 아닌 요리와 교류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킹닷컴 ‘아·태 홀리데이 홈 미식 트렌드 리서치(Taste of Home Asia Pacific)’에 따르면 음식은 실제로 여행객들의 행동을 바꾸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 사진=부킹닷컴
둘째, 주방은 여행객의 성향을 드러내는 무대가 되고 있다. 조사에서는 네 가지 특징적인 유형이 확인됐다.
△익숙한 집밥을 고수하는 전통주의자(Traditionalist) △새로운 레시피와 조리법에 도전하는 실험가(Experimenter) △간단하고 빠른 식사를 선호하는 미니멀리스트(Minimalist) △요리를 이벤트처럼 즐기며 함께 나누는 사교형(Socialite)이 그것이다.
주방은 단순한 조리 공간을 넘어, 여행객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서로 어울리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셋째, ‘트롤리 투어리즘(Trolley Tourism)’이 확산되고 있다. 기념품 대신 현지 시장과 마트를 찾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아·태 전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으며, 한국 여행객도 적극적이었다. 특히 한국인 응답자의 89%(아·태 평균 85%)는 여행 중 현지 마트나 시장을 방문한다고 답했고, 홀리데이 홈을 자주 이용하는 경우 그 비율은 93%(아·태 평균 96%)까지 높아졌다.
한국 여행객은 현지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신선한 제철 재료를 활용하는 데 큰 가치를 두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먹는 즐거움을 넘어, 현지 음식 문화와 연결되는 경험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넷째, ‘포터블 팬트리(Portable Pantry)’ 트렌드가 나타났다. 이는 여행객들이 집처럼 요리하기 위해 선호하는 식재료나 조리도구를 직접 챙겨 다니는 현상이다.
한국 여행객들은 소스, 차, 간단한 조리도구 등을 가져가 익숙한 환경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맛을 경험하고 있었다.
실제로 한국 응답자의 92%가 음식을 직접 챙겨 간다고 답했으며, 이는 아·태 평균(80%)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예약 목적도 다양했다. 한국에서는 가족 여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어 친구와의 여행(31%, 아·태 평균 25%), 여가(26%, 아·태 평균 38%), 웰니스 휴식(26%, 아·태 평균 29%), 생일·기념일(15%, 아·태 평균 2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친구와의 여행 비율이 아·태 평균보다 높아, 한국 여행객들이 홀리데이 홈을 사교와 교류의 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라 홀드워스 부킹닷컴 아·태 지역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 ‘아·태 홀리데이 홈 미식 트렌드’ 조사를 통해 음식이 홀리데이 홈 여행의 핵심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여행객은 현지의 맛을 탐험하고, 함께 요리하며 교류하기 위해 홀리데이 홈을 선택한다”고 덧붙였다.
홍지연 여행+ 기자